▲ 제주특별자치도. ⓒ뉴스제주

제주특별자치도의 재정운용 실태가 엉망진창인 상태에서 여전히 나아질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다.

재정운용이 '엉망'인 이유는 순세계잉여금이 전년도보다 무려 51.4%나 증가했기 때문인데, 전체 잉여금 중 다시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서다.

세계잉여금이란 예산을 집행하고 남은 잔액(잉여금)과 당초 추계한 예산을 초과해 징수된 세입(주로 과태료 및 과징금 등)을 합한 세입세출 결산 상의 잉여금을 말한다. 쉽게 말해 전체 총 수입(수납액)에서 지출을 뺀 돈이다.

순세계잉여금은 세계잉여금에서 명시이월금과 사고이월금, 계속비이월금, 국고 및 시도비 보조금 사용잔액을 제외한 '순수한' 세계잉여금을 말한다. 즉 '남는 돈'으로 생각하면 쉽다.

2016년 총 수입은 5조 5814억 5000만 원이며, 총 지출은 4조 2909억 5700만 원이다. 총 잉여금(잔액)은 1조 2904억 9300만 원이 된다. 여기서 이월금은 7131억 6000만 원이며, 보조금 집행잔액은 2468억 3100만 원이다.

잉여금에서 이월금과 보조금 집행잔액을 뺀 나머지 5526억 5000만 원이 순세계잉여금이 된다.

특별회계를 뺀 일반회계만을 기준으로 한 순세계잉여금은 3666억 4600만 원으로, 이는 전년도보다 무려 60.5%나 증가한 수치다.

순세계잉여금의 비율이 낮을수록 재정운영 효율성이 높게 평가되기 때문에 과다한 순세계잉여금 발생은 방만한 예산운영의 척도다.

문제는 이 남는 돈(순세계잉여금)이 매해 전체 잉여금에서 적게는 36%, 많게는 43%나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5년간 적으면 3043억, 많으면 5526억 원이나 발생했다. 특히 올해 순세계잉여금 발생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5년간 순세계잉여금 발생현황을 살펴보면, 2012년의 순세계잉여금은 전체 잉여금 중 43.2%나 차지했다. 그 후 2013년엔 40.2%, 2014년 37.9%, 2015년 36.0%로 차츰 조금씩이라도 개선되는가 싶더니 지난해 다시 42.8%를 찍었다.

이렇게 제주자치도의 순세계잉여금이 전체 잉여금 중 40%가 넘는다는 건 그만큼 재정운용이 부실하다는 사실을 반증한다.

   
▲ 제주특별자치도 행정자치위원회. 행자위는 제주자치도의 2016년도 결산안을 심사하는 자리에서 또 다시 과다하게 발생하는 순세계잉여금에 대한 질타를 가했다. ⓒ뉴스제주

순세계잉여금은 동시에 고스란히 추가경정예산의 주요재원이 된다. 추경액이 많아질수록 제주자치도의 전체 재정규모가 확대되는 것으로 보여져 바람직하게 비춰질 수 있으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물론 세외수입이 늘어나는 부분도 있지만 추경액의 대부분은 전년도 잉여금이기 때문이다. 전년도에 제대로 쓰여지지 못한 돈이 다음년도로 이어진 것일 뿐이다.

올해 제1차 추가경정예산안은 5394억 원이 늘어났으며, 이는 지난해 결산 결과 잉여금 3333억 원과 지방세 예상 증가분 774억 원, 세외수입 증가분 256억 원, 지난해 보통교부세 정산분을 포함한 지방교부세 582억 원 등이다.

또한 이월액이 전년도에 비해 15.6%나 늘어났다는 점도 재정운용의 악화를 불러오는 주된 요인 중 하나다.

이상봉 의원은 "순세계잉여금 증가는 세입추계가 제대로 되지 않아, 예산이 제때 편성·집행되고 있지 않다고 볼 수 있다"며 "특히 세입추계가 제대로 되지 않은 원인에는 당초 예상한 것보다 수입이 많은 과다 세입이 원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해 과오납 된 세입금은 2800억 원에 달했다.

세출 기준으로 보면 당초 계획한 대로 집행하지 못해서 발생한 집행잔액이 재정운용 악화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최근 3년간 제주자치도의 예산집행률은 84%에서 81%, 80%로 계속 떨어져 왔다. 특히 당초 계획했던 사업 중 전액 집행되지 않은 사업도 149건에 이르며, 25억 7800만 원이 고스란히 이월되거나 반납됐다.

박원철 의원도 "지난해 본예산과 총 수납액 차이가 1조 4787억 원이나 된다는 건 세입추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며 "세입추계 기법이 발전하고 있는데도 주먹구구식으로 하고 있다는 걸 반증한다"고 비판했다.

즉, 지난 2016년에 1조 4787억 원에 달하는 제주자치도의 예산이 제때 쓰여지지 못했다는 말이며, 부실한 세입추계가 곧 과도한 잉여금을 발생시키고 있는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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